지난해 개정된 ‘양곡관리법’이 8월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쌀 시장격리 등 사후 수급대책을 시행할 때 민간 재고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선제적 수급조절 강화를 위한 쌀 수급제도 개편 연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이 연구는 8월27일부터 시행되는 새 ‘양곡관리법’과 관련한 정부의 사후 책임 강화 기준을 검토하고, 이를 결정하는 양곡수급관리위원회의 운용 방안 등을 제시하고자 수행됐다.
개정법은 정부가 양곡의 초과 생산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 수급정책을 수립하도록 제도화하고, 공급과잉이 발생하면 시장격리 등 사후 수급대책을 펴도록 규정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사후 수급대책의 발동 기준으로 민간의 쌀 재고량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농경연에 따르면 민간 재고 수준과 소비 여건, 출하 속도 변화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특히 재고량이 가격 형성의 선행지표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경연이 집계한 최근 7개년(2018∼2024년) 산지유통업체의 12월말 재고량은 평균 125만t 수준이었다. 기간 중 평균 재고량을 넘어섰던 2021년(148만9000t)과 2023년(142만4000t)에는 지속적으로 가격 하락·약세 흐름이 나타났다. 반면 평균 재고량과 유사했던 2018년(122만3000t)과 2019년(119만3000t)에는 단경기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다.
농경연은 이처럼 민간 재고가 일정 규모 이상 누적되면 초과 생산 여부와 무관하게 시장 내 공급 과잉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민간 재고 수준을 고려해 시장격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양곡수급위가 민간 재고량을 연계해 격리 물량을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농경연의 구상은 민간 재고를 시장 격리 발동 기준인 초과 생산량 및 가격 기준과 별도로 정부의 시장개입 강도(물량)를 조절하기 위한 보조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12월말 민간 재고량을 양곡수급위 판단 지표로 포함하되 평년 대비 ±10% 범위를 적용해 정책 판단 구간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적용하면 민간 재고가 평년 대비 0∼10% 이하인 경우에는 정상 범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추가 대응을 하지 않는다. 반대로 10%를 초과하면 과잉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해 초과 물량 격리를 고려하게 된다.
농가 재고를 지표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농가가 보유한 물량은 유통단계에 즉각 반영되지 않으면서도 향후 시장에 유입될 잠재 공급으로 작용하므로 정책 판단 때 병행 지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출처 : 농민신문(https://www.nongmin.com)